오래 사는 것과 늙지 않는 것은 다르다

오래 사는 것과 늙지 않는 것 언뜻 같은 바람을 뜻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사이에는 쉽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 ‘오래 산다는 말은 인생의 시간을 가능한 한 길게 확보하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내지만, ‘늙지 않는다는 말은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찾아오는 변화와 쇠퇴를 거부하고 싶다는 염원을 담고 있다.

의학과 생명공학이 발전하면서 인류의 평균수명 및 기대수명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늙음을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했고. 그 사실을 종종 간과한다.

늙지 않고 싶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텔로미어를 조절하거나, 최근에는 DNA와 유전자 편집까지 시도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암세포가 발생하거나 세포가 사멸하는 부작용이 자주 나타난다.

우리는 [오래 살면 늙게 된다]. 이는 수학적 명제는 아니지만, 이 명제의 대우는 늙지 않으면 오래 살지 못한다가 된다. ‘오래 살면 늙게 된다가 참이라면, ‘늙지 않으면 오래 살지 못한다도 참이다. 늙지 않는 것과 오래 사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양립하기 쉽지 않다.

생명체는 제한된 자원을 번식건강 유지사이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진화해 왔다. 번식력을 극대화한 종은 대체로 짧은 수명을 가졌고, 오래 살게 된 생명은 번식 속도나 횟수를 줄여야 했다. ‘번식이 곧 젊음의 상징임을 떠올리면 젊음과 장수를 동시에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한층 분명해진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 것도, 그가 노화를 막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단지 오래 살고 싶었던 것인지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도 장수불로가 전혀 다른 목표일 수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두 욕망을 뒤섞어 추구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장수와 젊음을 모두 갈망한다. 오늘날 노화 방지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방법들은 질병 발생을 예방하고, 노화 속도를 천천히 늦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젊어지거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해주는 기술은 아직 없다. 물론 유전자 편집, 줄기세포 치료 등이 더욱 발전한다면, 언젠가 젊음을 유지한 채 장수에 가까워지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인간의 기대수명은 크게 늘어났고, 머지않아 최대 수명(120세로 알려져 있다)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노화가 60-70세부터 가속화되어 인생의 후반부 상당 기간을 노년기로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노인의 건강이 곧 인생 전체 건강을 결정짓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준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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