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불안, 조증의 관계
고대 인류의 조상들은 항상 불안에 떨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살았다. 천둥번개가 치기도 하고, 난데없이 일식이 일어나서 순식간에 어두컴컴해지는 일도 있었다. 밤하늘에 갑자기 혜성이 나타나고, 맹수들도 언제 어디서 공격해올지 모른다. 현대인이 자연현상에 불안감을 갖지 않는 것은 원인을 알기 때문이다.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인을 알면 당장 해결 할 수 없더라도 불안감은 상당히 줄어든다. 그러나 원인조차 모르는 불안감은 어떻게 해야 할 것 인가? 불안감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자극시켜 혈당과 혈압의 상승을 가져온다. 일시적인 긴장과 불안은 정신을 집중시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러나 만성적인 불안감은 건강을 갉아 먹게 된다. 인체는 이러한 만성적이고 이유를 모르는 불안을 이겨내는 방법을 갖고 있다. 바로 체념이다. 체념하는 것은 불안감을 해소시킨다. 또한 체념이라는 감정의 한쪽 연장선에는 신이나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있다. 종교에 헌신하는 사람의 경우 불안장애의 유병률이 낮다. 그리고 높은 산, 깊은 바다, 넓은 우주 등 대자연을 느낄 때 불안감이 적어지고 수면장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리고 체념의 다른 연장선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울감이 있다. 즉 체념과 우울감이 비슷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현대인에게 우울증이 많은 이유는, 과거보다 불안할 일이 적어서일지도 모른다. 현대인은 과학지식의 축적으로
온갖 자연현상에 대해 원인을 다 파악하고 있다. 맹수에 대한 불안, 굶어
죽을 불안도 없다. 불안을 덜 느끼니 그 해결법인 우울감(체념)을 평소에 느낄 일이 없다. 그러니 조금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게
되면 몰아치는 우울감을 극복하기 어려워한다. 그렇다면 우울감을 극복하려면 일부러 불안감을 느껴야 한다는
말인가? 불안감은 우울감과 비슷한 감정(체념, 경외심)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우울감을
극복하는 감정은 생존에 대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우울한 일이 있을 때 갑자기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는 마음가짐이 생기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생존에 필수적인 태도다. 뇌는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장치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놓았을 수 있다. 이 장치가 작동을 잘 안 해서 2 주 이상 우울감이 지속되는 것을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다.(우울증의 정확한 진단기준은 우울감 외에도 다른 요소도 있다.) 운동이 우울증에 도움 되는 이유도 운동을 함으로써 신체가 생존에 관련된 호르몬, 신경전달 물질 등을 만들어 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흥분과 비슷한 검정이 조절되지 않는 병도 있다. 이를 조증이라고 하고, 우울증과 조증이 반복되면 바로 조울증, 의학용어로 ‘양극성 장애’ 라고 한다.
불안, 우울, 조증(불안감/우울감과
같이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가 없다. 고양감 정도가 그나마 비슷하다)은
환경에 대한 신체의 반응 및 적응으로, 삼각형을 이루며 균형이 잡혀야 건강한 정신을 영위할 수 있다.
물론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불안,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기도 하고, 위와 같은 상태가 이미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심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를 받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도 해야 하겠다. 또 우울/불안의 원인은 상기 내용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꼭 진료를 통해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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