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고혈압의 관계
인간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는 털이 적고 땀을 많이 흘린다는 것이다. 정글에서 살던 원시 인류가 초원으로 진출하면서
생존을 위해 이렇게 진화했다는 가설이 현재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포식 동물보다 월등한 체온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높은 지구력을 앞세워 사냥 및 채집 활동을 수행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땀샘은 피부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땀샘은 다양한
신경 및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체온 조절이 필요할 때 부교감신경의 자극을 받아 땀을 흘릴 수 있고, 교감 신경이 흥분하는 경우에도 특정 부위의 땀샘에서는 땀을 흘린다. 갑상선
호르몬이나 아드레날린성 신경전달 물질에 의해서도 땀을 흘릴 수 있다. 피부 보호를 위해서 적당히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
땀에는 소금이
포함되어 있다. 땀이 나면 나트륨의 배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과도한
땀을 흘리게 되면 나트륨 부족 상태가 되어 생명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더 많은 소금을 섭취하게 되었고 더 많은 소금을 섭취해도 건강에 영향이 적게 진화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려동물을
키워봤다면, 동물들의 소금 섭취는 인간보다 훨씬 적고, 많이
섭취하는 경우 금방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본태성 고혈압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고혈압의 기전에는
RAA-System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그래서 이에 관련된 ARB 약제가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긴장, 공포, 스트레스 등 위기 상황일 때, 인체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발동하여 위기를 탈출하고자 한다. 이 때 혈관을 수축하고, 나트륨 이온을 재흡수하며, 소변 생성은 억제하여 혈압을 올린다, 올라간 혈압은 뇌와 근육에 혈류를 더 많이 공급하여 빠른 판단, 빠른
행동을 도모한다. 그런데 흡수된 나트륨 이온은 어떻게 배출될까? 위기상황이
종료되고 보통 대소변으로 배출되겠지만, 위에서 상술한 대로 땀으로 배출되는 양이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현대 성인들은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다. 특히 30-40대, 원시인류로서는 가장 많이 땀을 흘리며 수렵 채집을 해야 하는 나이대에 오히려 더 흘리지 않는다. 또한 피부의 노화로 인해 보습 능력이 약해지며 땀으로 배출되는 양도 적어진다.
만약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된다면, 소변량이 늘지 않아 혈압이 올라가 있는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높아진 혈압 상태가 디폴트가 되면 고혈압 발병 상태가 되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땀을 잘 흘리지 않는데도 고혈압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당뇨병에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져도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으로 반증할 수 있다. 고열량, 고탄수화물의 섭취가 당뇨병의 위험인자지만, 모든 사람이 당뇨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당뇨병에 관련된 생활습관요소, 유전요소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땀과 고혈압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땀을 흘리지 않는 생활습관이 고혈압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는 것이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고혈압의 발병과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짜게 먹으면 갈증이 생기고 물을 마시면 소금은 소변으로 물과 함께 배출된다. 그러나 RAA-System으로 재흡수된 나트륨은, 소변 발생이 억제되어 있어서
배출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혈관의 탄력성과
관련된 고혈압은 노인성 고혈압과 관련이 많다. 그래서 혈관을 이완시키는 CCB 제제는 30-40대 초기 고혈압에는 효과가 적을 수 있다. 필자가 30대 후반 고혈압을 확인했을 때 CCB를 복용했는데 효과가 적었고, ARB 제제를 복용했을 때 혈압
강하 효과가 좋았다. ARB는 혈관 수축을 억제하고 신장의 나트륨 재흡수를 억제한다. 만약 나트륨 배출을 좀 더 늘린다면 어떨까? 이미 SGL-2-억제제라는 당뇨약이 있다. 이 약은 나트륨과 글루코스의
재흡수를 억제해서 배출을 늘린다. 글루코스 배출로 혈당 강하 목적으로 만들어진 약이지만, 나트륨의 배출도 심부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SGL-2-억제제를
고혈압 약으로 사용해보려고 했으나 단독사용은 근거가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인성 고혈압-혈관 탄력성과 관련된 고혈압-에서는 효과가 적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특히 과체중 이상-에게만 SGL2-억제제를
사용한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지 모른다. 또한 고혈압 전단계 환자나 이완기 고혈압 환자에게 SGL-2억제제를 사용한다면 장기적인 이득이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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